8월 27일 메이웨더 VS 맥그리거라는 희대의 서커스 매치가 열렸고, "이변은 없었다."라는 것이 이 경기의 감상평입니다.
경기가 성사되기 전과 후, 프로모션 상의 내용을 모두 배제하고 경기 내용만을 봤을 때 이 경기는 메이웨더의 판에서 완벽하게 짜여진 그대로 흘러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합 전 MMA 팬들은 맥그리거의 팬이든 아니든 모두 초반에 승기를 잡지 못하면 기회는 없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팬이라면 초반에 '맥그리거가 메이웨더를 KO 시킬 것이다.' 팬이 아닌 사람들은 '초반 KO가 아니라면 희망이 없다. 였습니다. 물론 그것은 격투기를 즐기는 누구라도 알 수 있는 것이였으니 메이웨더 스텝에서도 그리 생각했을 것이고 맥그리거 스텝들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시합은 시작되었고,
모두가 예상한 그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맥그리거의 초반 압박. 메이웨더의 방어. 이 장면에서 특이한 점은 메이웨더가 타 시합과 달리 숄더록을 활용해 회피하지 않고 그대로 맥그리거의 주먹을 받아주는 형태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가끔 가드가 뚫리기도 했고, 쨉도 허용하고, 1라운드에서는 맥그리거가 괜찮은 어퍼도 넣었습니다. 하지만 3라운드가 지나고 4라운드가 시작되자 메이웨더의 판이 시작되리란 것을 느꼈습니다.
맥그리거의 지친 몸놀림 느려진 펀치 스피드 이제 메이웨더의 맹공이 시작되리라 생각했지만 그리 퍼붓지는 않았습니다. 앞선 라운드보다 조금 더 공격적인 모습만 보여줄 뿐 그 모습이 정말 메이웨더는 치밀하고 무섭다고 느껴졌습니다.
복부. 맥그리거의 공격을 받아주며 틈틈히 넣는 '보디'는 맥그리거를 완벽히 침몰시키겠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그렇게 포인트를 벌면서 5라운드까지 보디에 데미지를 쌓아 그의 발을 묶었습니다. 그렇게 힘이 빠지고 발이 묶인 상대를 천천히 10라운드까지 몰아붙여 침몰시켰습니다.
혹자 '맥그리거가 복싱 레전드를 상대로 엄청 잘 했다.', '10라운드 버틴 건 거의 복싱 챔피언 수준의 경기력이다.'라는 말도 많이 들리지만, 개인적으로 메이웨더가 굳이 자신의 스타일로 상대하지 않을 정도의 경기였다 보입니다. 이는 파퀴아오나 알바레즈를 상대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스타일의 경기이며 그만큼 차이 나는 상대이기에 이렇게 즐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맥그리거는 잘했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한 감이 있었습니다. 복싱이었지만 MMA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스텝이 어중간하다던지 클린치시 타격이 후두부쪽에 많이 들어갔고 계속 백을 잡으려고 한다던지 말이죠.
그럼에도 아주 훌륭한 잽을 몇번이고 메이웨더에게 꽂아 넣었으며 1라운드의 어퍼컷은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아즈 전에서 보여주었던 과격한 움직임으로 인한 체력저하 후 압도당하는 모습이 완벽히 재연되었고 결과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변을 바랬습니다. 전 아니지만...
예전 밥샵이 등장해 어네스트 후스트를 잡아내고, 알리스타 '풀약' 오브레임이 K-1 우승을 차지하던 그런 이변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승리에는 항상 변수와 방심이 존재했습니다. 후스트의 경우 밥샵에게 복수를 잘 진행하던 와중 갑자기 빡쳐서 덤비다 역전당했고, 오브레임의 경우 피터 아츠가 세미 슐츠를 잡는 과정이서 모든 체력을 다 소진하고 올라와 완전 땡잡은 경우도 있었죠. 하지만 메이웨더는 단판 경기였고, 방심조차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마련한 플랜을 완벽히 수행했기에 완벽한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맥그리거의 패배는 대부분 많은 분들이 예상했었던 결과였고 이변은 없었습니다.
다시는 복싱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만약 복싱을 하겠다면 UFC 챔피언 밸트는 제발 놓고 완전히 갔으면 하네요. 챔피언으로 등극한 후 단 한번의 방어전도 치르지 않고 너무나 외도만을 하고 있어 정말 MMA팬으로써 악감정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제 본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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